- 알렉산더 오스터왈더의 가치 제안 설계(Value Proposition Design, 2014)에서 고객 세그먼트는 해야 할 일(Jobs), 불편(Pains), 기대 이익(Gains)의 조합으로 정의됩니다. 신사업 스펙은 이 세 가지 중 불편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작성될 때 고객이 이해하는 언어로 만들어집니다.
- 내부 스펙 설계 과정에서 등장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고객이 말하는 지금 불편한 것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불일치를 고객 접촉 전에 발견하지 못하면 완성된 제품이 고객의 현재 방식과 경쟁하지 못합니다.
- 스펙 설계 순서를 바꾸는 것은 개발 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닙니다. 첫 고객 계약 이전에 잘못된 방향으로 만든 기능을 버리는 비용을 줄이는 것입니다.
내부 기능 목록이 스펙이 될 때 생기는 문제
신사업 기획 회의에서 스펙을 정하는 방식은 대부분 이렇습니다. 팀이 경쟁사 제품을 분석하고 기능 목록을 뽑습니다. 내부에서 없으면 안 될 것들을 추가합니다. 출시 범위를 줄이고 v1 기능 목록을 확정합니다. 이 목록이 개발팀에 넘어갑니다. 고객이 이 과정에 없습니다.
이 방식의 문제는 스펙이 내부 판단의 언어로 쓰인다는 것입니다. 내부 팀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능과 고객이 지금 불편해서 돈을 낼 기능은 다를 수 있습니다. 제품이 완성된 뒤 고객 미팅에서 처음으로 이 차이가 드러납니다. 이 시점에 방향을 바꾸면 개발 비용의 일부가 낭비됩니다.
CB Insights가 분석한 스타트업 실패 이유 1위는 시장 수요 없음(42%)입니다. 이 숫자가 중소기업 신사업에서도 반복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수요가 없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수요와 내부 스펙이 어긋난 것입니다.
고객 언어에서 스펙을 뽑는 방법
스펙 설계 전에 고객 인터뷰에서 물어야 할 것은 기능이 아닙니다. 지금 이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입니다. 엑셀로 합니까, 외부에 맡깁니까, 사람이 직접 합니까. 그 방법에 한 달에 얼마를 씁니까. 가장 불편한 부분이 어디입니까. 이 질문에 나온 답이 스펙의 출발 재료입니다.
오스터왈더의 가치 제안 설계 프레임에서 고객의 불편(Pain)을 완화하는 것이 제품의 핵심 기능이 되어야 합니다. 고객이 지금 이걸 수작업으로 하는데 두 시간이 걸린다고 말하면, 그 두 시간을 줄이는 것이 v1 핵심 스펙입니다. 고객이 말하지 않은 기능은 v2로 미룰 수 있습니다.
Ahn Partners 판단: 고객 언어에서 스펙을 뽑는 작업은 제품 완성 후 영업 단계가 아니라 스펙 확정 전 단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 순서가 바뀌면 개발이 끝난 뒤 고객의 언어로 제품을 다시 설명하는 작업이 필요해지고, 그 설명이 잘 안 되면 제품이 아닌 영업력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스펙 설계 순서를 점검하는 방법
지금 개발 중이거나 기획 중인 신사업 스펙 문서를 꺼내십시오. 그 문서에서 고객 인터뷰를 직접 인용한 문장이 몇 개인지 세어보십시오. 고객이 이렇게 말했다는 문장이 없으면, 스펙이 내부 판단으로만 만들어진 것입니다.
반대로 고객 인터뷰에서 나온 말이 스펙 항목과 연결된 문서가 있다면, 그 스펙은 고객 언어로 쓰인 것입니다. 이 연결이 있어야 개발팀도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 이 기능을 만드는지를 압니다. 그 이해가 있는 팀은 스펙이 불완전할 때 더 나은 대안을 제안합니다.
이번 주 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신사업 스펙 항목 중 가장 핵심 기능 세 개를 꺼내 각각에 대해 어떤 고객이 어떤 불편을 이야기했는가를 찾는 것입니다. 그 연결이 없는 기능은 개발 우선순위를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신사업 스펙은 내부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시작하면 내부가 원하는 것이 만들어지고, 고객이 지금 불편해서 돈을 내고 있는 것으로 시작하면 고객이 기다리는 것이 만들어집니다.
점검 목록
- 현재 신사업 스펙의 핵심 기능 항목에 고객 인터뷰를 직접 인용한 근거가 연결되어 있는가
- 스펙 확정 전에 실제 잠재 고객과 최소 세 건의 인터뷰를 진행했는가
- 고객이 현재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그 방법의 비용과 불편 수준을 확인했는가
출처
- Osterwalder, A., Pigneur, Y., Bernarda, G., & Smith, A. (2014). Value Proposition Design: How to Create Products and Services Customers Want. Hoboken: Wiley. 고객의 Jobs-to-be-Done, 불편, 기대 이익을 스펙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는 방법론.
- CB Insights (2023). The Top Reasons Startups Fail. New York: CB Insights. 스타트업 실패 원인 분석. 시장 수요 없음이 42%로 1위. 고객 검증 없이 제품을 완성하는 순서 문제가 주요 실패 패턴으로 제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