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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보다 첫 고객이 먼저입니다

투자를 먼저 받으면 조직이 먼저 커집니다. 고객을 먼저 만나면 사업이 먼저 검증됩니다. 순서가 결과를 바꿉니다.

이 글의 핵심

  • 투자를 먼저 받으면 검증 안 된 구조가 커집니다. 사람을 뽑고 사무실을 넓히는 동안, 돈을 내는 고객은 한 명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 첫 고객 한 명이 시장조사 보고서보다 더 많이 알려줍니다. 어떤 가격에 계약이 되는지, 계약서에서 어떤 조항을 고치자고 하는지가 기록으로 남습니다.
  • 투자는 검증 수단이 아니라 증폭 수단입니다. 팔리는 것을 확인한 뒤에 받아야 성장이 커집니다. 확인 전에 받으면 검증 안 된 구조를 키웁니다.

투자는 검증 수단이 아닙니다. 증폭 수단입니다. 팔리는 것을 확인한 뒤에 받아야 성장을 키우고, 확인 전에 받으면 검증 안 된 구조를 키웁니다. 순서의 문제입니다.

신사업 현장에서 두 유형의 팀을 지켜봤습니다. 투자를 먼저 받은 팀과 첫 고객을 먼저 만든 팀. 2년쯤 지나면 결과가 거의 항상 같은 방향으로 갈렸습니다. 살아남은 쪽은 대부분 후자였습니다.

투자가 먼저면 조직이 먼저 커집니다

투자를 받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생깁니다. 사람을 뽑고, 사무실을 넓히고, 파트너 계약을 맺습니다. 계획서 위의 사업이 실물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고객 없이도 사업이 커 보인다는 겁니다.

지출 구조는 완성되는데 매출 구조는 비어 있습니다. 이때부터 목표가 달라집니다. 고객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투자를 설득하는 것이 일이 됩니다. 기업 가치는 계속 올라가는데, 실제로 돈을 낸 사람은 여전히 없습니다.

투자자의 판단과 고객의 판단은 다릅니다. 투자자는 미래의 가능성에 돈을 겁니다. 고객은 지금 당장의 해결에 돈을 냅니다. 투자자가 가치를 인정했다는 것이 사업이 검증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구분투자 먼저고객 먼저
먼저 커지는 것조직과 지출 구조검증된 매출 구조
배우는 것투자자를 설득하는 법고객이 돈을 내는 이유
다음 목표다음 투자 라운드두 번째 고객
1명투자자보다 먼저 설득해야 할 사람
0명투자 먼저 받은 신사업에서 자주 보이는 초기 유료 고객 수
2가지사업 계획서의 상태. 첫 고객 이전은 가설, 이후는 기록

첫 고객 한 명이 보고서보다 더 많이 알려줍니다

첫 고객을 만나면 알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어떤 가격에서 계약이 되고, 어떤 조항을 고치자고 하는지, 쓰고 나서 뭐가 불만인지. 어떤 시장조사 보고서도 이걸 대신하지 못합니다.

사업 계획서는 첫 고객을 만나기 전과 후가 완전히 다른 문서가 됩니다. 이전의 계획서는 가설입니다. 이후의 계획서는 기록입니다. 투자자 앞에서는 같아 보여도, 다음 고객을 만날 때 차이가 납니다.

저도 한 번 틀린 적이 있습니다. 수요가 분명하다고 판단한 서비스가 있었는데, 막상 계약 조건을 제시하니 응대가 달라졌습니다. 관심과 구매는 다릅니다. 그 차이를 미리 알려주는 것은 고객뿐입니다.

완성 전에도 팔 수 있습니다

첫 고객이 중요하다고 하면, 제품이 완성돼야 팔 수 있지 않느냐는 반문이 나옵니다. 순서가 반대입니다.

완성 전에도 팔 수 있는 형태는 여러 가지입니다. 유료 도입 프로젝트, 선주문, 도입 의향서, 공동 개발 계약. 형태는 달라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상대가 무언가를 걸게 만든다는 겁니다. 돈이든, 담당자의 시간이든, 임원의 결재든.

무료 체험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과 결재를 올리는 것 사이에는 강이 흐릅니다. 검증은 그 강을 건넌 사람의 숫자로만 셀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영업처럼 보이지만 실은 설계입니다. 첫 고객과의 협상에서 가격표, 계약서, 책임 범위 같은 사업의 뼈대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B2C도 원리는 같습니다. 관심 등록이나 무료 가입자 수는 검증이 아닙니다. 사전 결제, 유료 예약처럼 돈이 오간 숫자만 검증입니다. 열 명이 미리 결제한 서비스가 만 명이 좋아요를 누른 서비스보다 더 많이 알려줍니다. 누가, 얼마에, 왜 샀는지가 남으니까요.

수소충전소에서도 수요처가 먼저였습니다

수소충전소 신사업처럼 설비를 먼저 깔아야 하는 사업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자본 조달 계획보다 먼저 확정해야 했던 것은 수요처였습니다. 누가 얼마나 자주 충전하러 오는가. 이것이 흐릿하면 나머지 계획 전부가 모래 위에 서 있는 셈이었습니다.

충전소 위치를 정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인근 수소차 보유 기업이나 버스 차고지와 협의가 됐는지 여부가 가장 결정적인 변수였습니다. 설비 규모와 자금 조달은 그다음 순서였습니다.

인프라 사업에서 수요처는 곧 첫 고객이었습니다.

지금 신사업 계획서의 매출 전망은 가설입니까, 기록입니까

투자 유치 준비에 쓰는 시간과 고객 설득에 쓰는 시간의 비율을 먼저 보시면 됩니다. 고객 쪽 시간이 작다면, 검증 순서가 바뀌어 있는 겁니다. 무엇을 먼저 판단할지를 정하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도구나 파트너를 고르기 전에, 고객이 돈을 낼 조건을 먼저 확인하는 순서입니다.

지금 진행 중인 신사업에서, 첫 결재는 투자자에게 받았습니까, 고객에게 받았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