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 신사업이 3년 만에 해체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자금 부족이 아닙니다. 본업의 성과 지표와 평가 주기로 신사업을 재는 순간, 신사업은 항상 실패처럼 보입니다.
- 클레이턴 크리스텐슨의 1997년 '혁신 기업의 딜레마'에 따르면, 기존 기업의 혁신 실패는 능력 부족이 아니라 기존 고객과 기존 지표에 최적화된 시스템이 새로운 시장을 보지 못하게 하는 구조 때문입니다.
- 신사업에는 다른 평가 기준이 필요합니다. 매출 대신 고객 가설 검증 건수, 이익률 대신 실험 속도, 점유율 대신 반복 구매 여부가 초기 신사업의 건강 지표입니다.
본업의 성공 공식이 신사업을 죽입니다
신사업팀이 3년째 연간 사업계획서를 작성합니다. 매출 목표, 영업이익률, 시장점유율 목표. 본업 사업부와 동일한 양식입니다. 1년 차 실적을 보니 매출은 목표의 30%, 영업이익은 마이너스입니다. 임원 회의에서 '이 속도라면 의미 있는 규모가 될 때까지 15년이 걸린다'는 말이 나옵니다. 신사업팀은 6개월 뒤 본업 사업부로 흡수됩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교수는 1997년 '혁신 기업의 딜레마'에서, 기존 대기업이 새로운 시장의 혁신에 실패하는 이유를 무능함이 아닌 합리성에서 찾았습니다. 기존 대기업은 기존 고객의 요구에 응답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고, 기존 고객이 원하지 않는 초기 시장은 내부 평가 기준에서 항상 매력 없어 보입니다. 초기 신사업의 매출 규모는 본업 대비 작고, 이익은 나지 않고, 성장은 불확실합니다. 본업의 잣대로 보면 중단이 합리적입니다.
그러나 신사업은 그 단계에서 매출과 이익으로 평가받아서는 안 됩니다. 신사업 초기의 질문은 '돈을 벌고 있는가'가 아니라 '가설이 맞는가'입니다.
ROI 잣대가 신사업을 죽이는 방식
본업의 ROI 평가 주기는 대개 1-3년입니다. 투자 후 3년 안에 수익성이 보여야 합니다. 신사업, 특히 새로운 고객 세그먼트나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업은 수익성이 보이기까지 5-10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3년 시점에 본업 ROI로 신사업을 평가하면, 대부분의 신사업은 중단 판정을 받습니다.
리타 맥그래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교수는 2013년 '지속적 경쟁 우위의 종말'에서,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는 조직은 기존 사업 평가 지표와 다른 기준을 명시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자원을 쓰더라도 탐색 단계와 실행 단계는 다른 잣대로 봐야 합니다.
본업 사업부와 신사업팀이 같은 내부 자원(인력, 브랜드, 유통 채널)을 두고 경쟁하게 되면 신사업은 구조적으로 불리합니다. 본업의 단기 실적이 내부 우선순위에서 항상 신사업을 이깁니다.
신사업에 맞는 평가 기준을 따로 설계해야 합니다
신사업 초기 평가에서 매출과 이익 대신 쓸 수 있는 지표가 있습니다. 고객 가설 검증 건수는 '우리가 이 고객의 문제를 이해하고 있는가'를 봅니다. 실험 속도는 아이디어에서 고객 피드백을 받기까지 걸린 시간입니다. 이 시간이 줄어들면 학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반복 구매 고객의 유무는 제품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지의 초기 신호입니다. 한 명이라도 두 번 사면, 그 이유가 규모 확장의 기반이 됩니다.
이 지표들은 신사업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점차 매출과 이익 지표로 전환됩니다. 전환 시점을 미리 정해 두면, 신사업팀도 어느 시점에 어떤 기준으로 평가받을지 알고 일할 수 있습니다.
Ahn Partners 판단: 신사업 평가 기준을 바꾸는 것은 신사업팀의 일이 아닙니다. 그것을 설계하고 경영진과 합의하는 것이 신사업 담당 임원의 첫 번째 일입니다. 기준 없이 시작한 신사업은 어느 시점에서든 본업의 잣대로 재단됩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신사업을 시작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신사업을 살아있게 두는 것입니다. 지금 진행 중인 신사업이 어떤 지표로 평가받고 있는지, 그 지표가 이 단계에 맞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신사업 유지의 첫 번째 점검입니다.
점검 목록
- 현재 신사업팀이 어떤 지표로 평가받고 있는가
- 그 지표가 본업 사업부와 같은 형식인가
- 신사업 단계에 맞는 학습 지표(가설 검증, 실험 속도, 초기 반복 고객)를 따로 설계했는가
출처
- Christensen, C. M. (1997). The Innovator's Dilemma: When New Technologies Cause Great Firms to Fail.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 McGrath, R. G. (2013). The End of Competitive Advantage: How to Keep Your Strategy Moving as Fast as Your Business.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신사업을 포기할 시점과 계속할 시점을 판단하는 기준 신사업이 느릴 때, 멈춰야 하는지 기다려야 하는지를 구분하는 방법에서 이어집니다.
적자 신사업을 흑자로 돌리는 순서를 어떻게 잡아야 합니까 신사업을 흑자로 돌린 팀이 먼저 한 일은 매출 목표 설정이 아니라 손실 구멍 막기였습니다에서 이어집니다.
신사업팀을 구성하고 초기 고객도 확보했습니다. 그런데 조직 개편 이후 분위기가 달라지고 핵심 인력이 하나둘 나가고 있습니다. 기업 신사업이 사내 인정을 받을수록 더 빨리 죽는 이유에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