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핵심
- 기업 교육의 10%만 현업에 적용된다는 수치는 연구 결과가 아닙니다. 실측 연구는 직후 62%, 6개월 후 44%, 1년 후 34%를 보여줍니다. 교육이 쓸모없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며 새는 겁니다.
- 구글은 180개 이상 팀을 분석해 팀 효과성 1위 요인을 찾았습니다. 기술 수준도 인원 구성도 아닌 심리적 안전감이었습니다. 틀려도 된다는 느낌 하나가 학습과 성과를 연결합니다.
- 빠르게 크는 주니어는 교육을 더 받은 쪽이 아니었습니다. 일찍 틀리고, 바로 복기하고, 다시 시도한 쪽이었습니다. 그 구조는 설계할 수 있습니다.
팀이 대인관계 위험 감수에 안전하다는 팀 구성원들의 공유된 믿음. Edmondson(1999)이 제조업 51개 팀 연구에서 정의했습니다. 실수를 드러내거나 의견을 낼 때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을 때, 사람들은 질문하고 시도하고 틀립니다. 그 행동이 학습을 만듭니다.
"기업 교육의 10%만 현업에 적용된다."
교육 담당자 자리에 앉아 본 분이라면 한 번쯤 들으셨을 겁니다. Baldwin & Ford(1988)나 Blume et al.(2010)을 출처로 표기한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이 수치를 보고서에 넣은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두 논문 원문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어디에도 "10%"는 없습니다. 추적하면 1982년 Xerox 제품 개발 매니저가 쓴 Training and Development Journal 기고문의 수사적 표현에 닿습니다. 경험적 연구 결과가 아닙니다.
실측 연구는 다른 그림을 보여줍니다. Saks & Belcourt(2006)가 150개 조직을 조사한 결과, 훈련 직후에는 62%가 배운 내용을 현업에 적용했습니다. 6개월 후에는 44%, 1년 후에는 34%로 줄었습니다. 교육이 쓸모없는 게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며 새는 겁니다. 새는 걸 막는 방법은 추가 교육이 아닙니다. 배운 것을 일터에서 써보고, 틀리고, 빠르게 복기하는 구조입니다.
10%는 연구 수치가 아닙니다
이 가짜 수치가 40년 넘게 살아남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현장 감각과 정확히 맞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강의가 끝나고 한 달 뒤 현장을 보면 무언가 달라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석 달이 지나면 교육받은 사람과 받지 않은 사람의 업무 방식을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그 감각은 맞습니다. 다만 원인 진단이 틀렸습니다.
Baldwin & Ford(1988) 이래 수십 년간 반복 확인된 결론이 있습니다. 훈련 전이를 가장 강하게 결정하는 변수는 따로 있었습니다. Blume et al.(2010)이 89개 실증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가장 강력한 전이 예측변수는 상사의 지원이었습니다. 조직 환경이 훈련 설계보다 강하게 전이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같은 강의를 듣고도 어떤 사람은 현업에서 쓰고 어떤 사람은 쓰지 않습니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강의 내용보다 강의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입니다. 상사가 써볼 자리를 주는지, 틀렸을 때 함께 복기해 주는지, 다시 시도할 기회가 있는지. 이 조건들이 없으면 교육 예산을 두 배로 늘려도 전이율은 오르지 않습니다.
2000년대 초 이러닝이 대거 도입됐을 때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수율은 올라갔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방식이 달라졌는지는 별개 이야기였습니다. 지금 AX 교육 현장에서도 같은 패턴이 보입니다.
교육 효과는 시간이 지나며 새어나갑니다
전이율은 한 방향으로 떨어집니다. 62, 44, 34.
훈련 직후에는 62%가 배운 내용을 현업에 적용합니다. 그런데 지원 구조 없이 시간만 흐르면 6개월 후 44%, 1년 후 34%로 떨어집니다. 교육비는 투자하는 순간 고정되지만 효과는 흘러내립니다.
한국의 기업 교육 투자는 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2024년 기업직업훈련실태조사에서 교육훈련을 실시한 기업 비율이 2022년 39.4%에서 2024년 51.8%로 3년 연속 증가했습니다. OJT 실시 비율도 71.1%로 전년보다 10.7%p 올랐습니다. 형식 교육 참여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조사는 배운 내용이 현업에서 실제로 쓰이는지는 측정하지 않습니다. 이수 기록과 현장에서 달라진 판단 사이의 거리를 아직 측정하지 못합니다. 교육의 양과 교육 효과의 지속은 별개 문제입니다.
CCL(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이 성공한 임원 200명 안팎의 역량 개발 경험을 분석한 결과, 현장 경험(도전적 과제)이 70%, 사람(멘토, 피드백, 동료 관찰)이 20%, 공식 교육이 10%였습니다. 이 숫자를 그대로 공식처럼 쓸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무게중심이 현장에 있다는 방향은 분명합니다.
구글이 180개 팀에서 확인한 첫째 요인은 심리적 안전감이었습니다
구글은 2012년부터 Project Aristotle이라는 이름으로 내부 180개 이상 팀을 분석했습니다. 어떤 팀이 더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수백 개 변수를 검토했습니다. 직원들의 실력 분포도 봤고, 경력 연차 구성도 봤고, 팀 규모도 봤습니다.
결론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팀의 구성원은 구글을 떠날 가능성이 낮고, 다양한 팀원의 아이디어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더 많은 수익을 만들고, 임원에게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두 배 더 받았다. - Google re:Work, Project Aristotle
팀 효과성 예측 요인 5가지(심리적 안전감, 신뢰성, 구조와 명확성, 의미, 영향력) 중 단연 1위가 심리적 안전감이었습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Edmondson(1999)의 연구가 그 이유를 보여줍니다. 제조업 51개 팀 필드 스터디에서 심리적 안전감은 팀 학습행동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예측변수였습니다(p<.001). 팀 학습행동이란 질문하기, 실수 논의하기, 새로운 방식 시도하기입니다.
심리적 안전감이 성과를 직접 만드는 게 아닙니다. 심리적 안전감이 있을 때 사람들이 질문을 꺼내고, 실수를 드러내고, 다른 방식을 시도합니다. 그 학습 행동이 쌓여 성과로 이어집니다. 틀려도 된다는 느낌 하나가 이 경로를 연결합니다.
여기서 실수는 무능의 증거가 아닙니다. 탐색의 신호입니다. 실수를 꺼낼 수 있는 팀이 탐색하고, 탐색하는 팀이 배우고, 배우는 팀이 성과를 만듭니다. 교육을 업무 전환으로 설계하는 방법도 결국 이 경로 위에 올려야 작동합니다.
저는 틀릴 자리를 먼저 없앴습니다
한동안 저는 주니어가 실수하기 전에 개입하는 것이 좋은 리더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판이었습니다.
작은 범위에서 직접 틀려보게 했던 쪽이 훨씬 빨리 자랐습니다. 보호받은 쪽은 판단력이 늦게 생겼습니다. 실수를 경험하고 그 자리에서 복기한 쪽은 비슷한 상황이 오면 스스로 움직였습니다. 실수를 막아준 것이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배울 기회를 가져간 셈이었습니다.
직접 만들어 봤을 때야 비로소 달라지는 판단과 같은 구조입니다. 체험이 없는 지식은 빨리 빠져나갑니다. 어떤 역량이든 써봐야 자리 잡습니다.
안전하게 틀리는 구조는 설계할 수 있습니다
심리적 안전감은 자연스럽게 생기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설계할 수 있습니다.
범위를 작게 줍니다. 실수해도 파급이 제한되는 일을 먼저 맡깁니다. 고객을 직접 만나는 자리나 회사의 중요한 결정이 걸린 업무는 나중입니다. 실수가 크게 번지지 않는 자리에서 시작해야 시도할 수 있습니다.
복기를 빠르게 합니다. 경험한 당일이나 다음날 짧게 이야기 나눕니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다음에는 어떻게 달리 할지를 함께 봅니다. 시간이 지나면 연결이 끊깁니다. 6개월 후 44%로 떨어지는 이유입니다. 경험 직후에 정리하지 않으면 기억에만 남고 판단력이 되지 않습니다.
실수를 꺼낼 수 있는 자리를 만듭니다. 팀에서 실수를 드러낼 수 있으려면 꺼낸 사람이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확신이 먼저입니다. 리더가 먼저 자신의 실수를 꺼내는 것이 가장 빠른 신호입니다. Edmondson이 51개 팀에서 확인한 것도 이 순서였습니다.
세 가지는 별개 조치가 아닙니다. 작은 범위의 일을 맡기고, 틀렸을 때 빠르게 복기하고, 그 내용을 팀 안에서 꺼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안전한 실패 구조가 작동합니다. 교육을 업무 전환으로 연결하는 설계는 이 기반 위에 올려야 합니다. 기반이 없으면 교육은 강의로 끝납니다.
점검 질문
갤럽은 2019년 조사에서 자사 온보딩이 훌륭하다고 평가한 직원이 12%에 불과함을 확인했습니다. 탁월한 온보딩을 경험한 신입은 그렇지 않은 신입보다 직장 만족도가 2.6배 높았습니다. 온보딩 제도 설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처음 들어와 처음 실수하는 경험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이후 2년의 성장 속도를 결정합니다.
탁월한 온보딩 경험자의 70%가 자사를 최고의 직장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자사 온보딩이 훌륭하다고 평가한 직원은 12%에 그쳤다. - Gallup Perspective, 2019
팀에서 지난 한 달간 주니어가 작은 실수를 하고 바로 복기한 사례가 있었습니까.
참고 자료
- Saks, A. M., & Belcourt, M. (2006). An investigation of training activities and transfer of training in organizations. Human Resource Management, 45(4), 629-648. ERIC ED501672 경유
- Baldwin, T. T., & Ford, J. K. (1988). Transfer of training: A review and directions for future research. Personnel Psychology, 41(1), 63-105. 원문 PDF
- Blume, B. D., Ford, J. K., Baldwin, T. T., & Huang, J. L. (2010). Transfer of training: A meta-analytic review. Journal of Management, 36(4), 1065-1105. 원문 PDF
- Edmondson, A. (1999). Psychological safety and learning behavior in work teams.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44(2), 350-383. MIT 공개 PDF
- Google re:Work. Project Aristotle: Guide to Understanding Team Effectiveness. 공식 re:Work 페이지
- McCall, M. W., Lombardo, M. M., & Morrison, A. M. (1988). The lessons of experience. Lexington Books. / Lombardo, M. M., & Eichinger, R. W. (1996). The career architect development planner. Lominger. (70-20-10 모델 원 출처)
- Gallup. (2019). Creating an exceptional onboarding journey for new employees. Gallup Perspective. 원문 PDF
- 고용노동부/한국산업인력공단. (2025). 2024년 기준 기업직업훈련실태조사. 고용노동부 공식 보도자료
- Georgenson, D. L. (1982). The problem of transfer calls for partnership. Training and Development Journal, 36(10), 75-78. (10% 신화의 원 출처. 비경험적 수사임을 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