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소충전소 운영에서 본사가 전국 평균 데이터로 유지보수 주기를 정하면, 평균의 두 배 이용률을 가진 특정 충전소에서는 그 결정이 3개월 안에 고장으로 이어집니다.
- 현장 정보는 위로 올라갈수록 집계되고 평균화됩니다. 평균으로 만들어진 결정이 평균에서 벗어난 현장에 적용되는 것이 본사-현장 괴리의 구조적 원인입니다.
- 퍼퍼와 서튼이 2000년 분석한 바에 따르면, 현장에서 작동하는 지식과 본사 결정 사이의 거리가 실행 실패의 핵심 원인이었습니다. 지식과 행동의 거리는 정보 전달 체계가 아닌 결정 권한 위치로 줄여야 합니다.
전국 평균 데이터가 특정 현장에서 틀리는 이유
수소충전소 유지보수 주기를 전국 평균 이용률 기준으로 정했습니다. 평균 일 이용 횟수 기준으로 분기마다 점검하는 일정이었습니다. 한 충전소는 교통량이 많은 간선도로 인근에 있었고 평균의 2.1배 이용률이었습니다. 세 달 뒤 핵심 부품 과부하로 가동이 멈췄습니다. 현장 담당자는 이미 두 달 전부터 부품 마모 징후를 알고 있었지만, 본사 일정이 분기 점검이었으므로 그 일정을 따랐습니다.
이 사례에서 뜻밖인 것은 현장 정보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담당자는 알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정보가 결정권이 있는 곳에 제때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본사는 전국 집계 데이터를 보고 있었고, 집계 데이터에는 평균에서 벗어난 개별 현장의 신호가 평균화돼 사라져 있었습니다. 본사는 전국적으로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을 때, 특정 현장은 이미 한계에 도달해 있었습니다.
정보는 위로 올라갈수록 집계됩니다. 집계는 필요하지만 집계 과정에서 분산이 사라집니다. 분산이 사라진 평균으로 개별 현장에 적용되는 결정을 만들면, 평균에 가까운 현장에서는 결정이 적절하지만 평균에서 멀리 떨어진 현장에서는 결정이 틀립니다. 현장이 다양할수록 본사 결정의 현장 적합성은 낮아집니다.
정보 전달을 빠르게 해도 해결되지 않는 이유
본사-현장 괴리를 보고 체계 문제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고 주기를 줄이거나, 현장 담당자 보고 형식을 정비하거나, 대시보드를 만들어 실시간 데이터를 본사가 볼 수 있게 합니다. 그런데 이 접근은 정보 전달 속도를 높이지만 정보 해석 정확도를 높이지는 않습니다. 현장 담당자는 수치 이전에 현장의 맥락을 알고 있습니다. 그 맥락이 보고서에 담기지 않거나, 담겨도 본사 결정자가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제프리 퍼퍼와 로버트 서튼이 2000년 저서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의 간극(The Knowing-Doing Gap)'에서 분석한 현상도 같은 구조입니다. 조직이 현장에서 유효한 지식을 갖고 있어도 실제 결정이 그 지식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보 전달 실패가 아니라 지식이 결정되는 지점과 지식이 존재하는 지점의 거리 때문입니다. 보고가 아니라 결정 권한의 위치를 바꿔야 합니다.
Ahn Partners 판단: 본사 결정이 현장에서 반복해서 어긋난다면 실행 역량 문제 이전에 결정 구조 문제입니다. 어떤 결정이 현장 조건의 차이에 민감한지를 먼저 분류하고, 그 결정은 현장 담당자에게 기준과 함께 위임하는 것이 실질적인 해법입니다. 기준 없는 위임은 혼란을 만들고, 기준 있는 중앙 집중은 평균화의 오류를 만듭니다.
현장 정보가 결정권 옆에 있는 구조
도요타 생산 방식에서 현장(겐바, 現場)을 직접 확인하는 원칙은 결정을 내리기 전에 결정에 영향을 주는 정보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라는 뜻입니다. 현장 정보를 본사로 올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현장 정보가 있는 곳에 가거나 결정 권한을 현장 정보가 있는 사람에게 위임합니다. 두 방향 모두 결정권과 현장 정보의 거리를 줄이는 목적입니다.
지금 조직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본사 결정이 무엇인지를 목록으로 만들어 보면 됩니다. 그 결정들이 현장 조건의 차이에 민감한 결정인지, 현장에 판단 기준을 줬을 때 현장이 더 잘 내릴 수 있는 결정인지를 구분하면 다음 단계가 보입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본사 결정이 현장에서 어긋나는 것은 실행 실패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현장 조건의 차이에 민감한 결정을 평균 데이터로 내리는 구조가 오류를 만들고, 그 결정의 권한을 현장에 위임하는 것이 해법입니다.
점검 목록
- 본사에서 내리는 결정 중 현장별 조건 차이에 민감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있는가
- 현장 담당자가 현장 이상을 인지하고도 본사 기준을 따라야 해서 조치를 못한 사례가 있는가
- 가장 자주 어긋나는 본사 결정을 현장에 기준과 함께 위임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실험해 봤는가
출처
- Pfeffer, J. & Sutton, R.I. (2000). The Knowing-Doing Gap: How Smart Companies Turn Knowledge into Action.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현장 지식과 실제 결정 사이의 거리가 실행 실패의 핵심 원인이라는 분석.
- Ohno, T. (1988). Toyota Production System: Beyond Large-Scale Production. Productivity Press. 결정 이전에 정보가 있는 현장(겐바)으로 이동하는 원칙.
현장 직원이 문제를 올리지 않는 이유와 개선하는 방법은 현장에서 올라온 말이 다시 현장으로 내려오지 않으면 보고가 멈춥니다에서 이어집니다.
현장 방문이 중요하다는 건 알지만 임원들이 실제로 가야 할 이유를 납득시키기가 어렵습니다 현장을 방문하고 나서야 바뀐 결정이 있다면 그 결정은 처음부터 책상에서 내릴 수 없었습니다에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