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ISION

'그럴 줄 알았다'가 나오는 회고 회의가 실패를 반복시키는 이유

결과를 알고 나서 과거를 분석하면 당시 판단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잊게 됩니다. 회고가 배움이 되려면 결과 공개 전에 결정 당시 정보를 먼저 복원해야 합니다.

  • 결과를 알고 나서 과거를 보면 불확실했던 것들이 명확해 보입니다. 이 왜곡을 후견 편향이라 부릅니다.
  • '그럴 줄 알았다'가 반복되면 회고는 귀책 확인이 되고 학습은 사라집니다.
  • 결정 당시 정보를 먼저 복원하고 결과를 나중에 공개하면 판단력을 키우는 회고가 됩니다.

결과를 보고 나면 과거가 달라 보입니다

신사업 진출 결정을 내린 지 여섯 달 뒤, 시장이 기대보다 느리게 열렸습니다. 반기 회고에서 임원 두 명이 입을 열었습니다. '처음부터 그 시장은 아직 이르다고 봤어요.' 회의실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당시 회의록을 꺼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 임원들은 진출에 찬성했습니다.

1975년 심리학자 바루크 피스코프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불확실한 역사 사건의 결과를 알려준 뒤, 결과를 알기 전에 그 결과를 얼마나 예측했을지 물었습니다. 결과를 알게 된 참가자들은 모르는 상태의 통제군보다 일관되게 더 높은 예측 확률을 제시했습니다. 알고 난 뒤에는 몰랐을 때의 불확실함이 기억에서 흐려지는 현상입니다. 피스코프는 이를 후견 편향(hindsight bias)이라 불렀습니다.

이 현상은 실험실에서만 작동하지 않습니다. 핵심 직원이 퇴사하면 '그 사람은 처음부터 맞지 않았어'가 나오고, 경쟁사 신제품이 히트하면 '우리도 그 방향 얘기했잖아'가 나옵니다. 결과를 알고 나면 모든 것이 더 뻔했던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회고 회의가 배움 대신 귀책 확인이 되는 이유

후견 편향이 강한 회의실에는 두 가지 현상이 함께 나타납니다. 귀책이 빨라지는 것, 그리고 개선 아이디어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결과가 '뻔했다'고 느껴지면 그 결과를 막지 못한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팀장이 왜 일찍 문제를 보고하지 않았는지, 담당자가 왜 그 선택을 했는지를 따지게 됩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지금 아는 것을 몰랐습니다. 지금 아는 정보로 과거 판단을 재단하면 정확한 분석이 나오지 않습니다.

개선 아이디어가 줄어드는 이유도 같습니다. 결과가 뻔했던 것처럼 느껴지면, 그 결과가 나오지 않는 미래를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건 원래 안 되는 것이었어'라는 결론이 나오면 다음번에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사라집니다.

Ahn Partners 판단: 컨설팅 과정에서 관찰한 바에 따르면, 결과를 먼저 공유하고 원인을 추론하는 방식의 회고에서는 실질적 개선 항목이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반면 결정 당시 상황을 먼저 복원한 뒤 결과를 공개하는 방식에서는 같은 시간에 두 배 이상의 구체적 개선 항목이 도출됐습니다. 이는 Ahn Partners 내부 관찰로, 통제 실험 결과가 아닙니다.

결정 당시 정보를 먼저 복원해야 합니다

회고가 배움이 되려면 결과를 공개하는 순서를 바꿔야 합니다. 결과를 열기 전에, 결정 당시 어떤 정보가 있었고 어떤 선택지가 논의됐는지를 먼저 복원합니다.

실용적인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프로젝트 시작 전에 팀이 예측을 문서로 남기는 것입니다.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지, 어떤 위험을 우려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회고 때 이 기록을 먼저 꺼내면 당시의 불확실성이 눈에 보입니다. 둘째는 회고 회의 시작을 '그때 우리가 알고 있던 것'으로 열고 '그때 몰랐던 것'을 정리한 뒤 결과를 공개하는 것입니다.

이 순서가 중요한 이유는, 결과를 먼저 알면 이미 편향이 작동하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결과를 모르는 상태에서 당시 상황을 복원해야 편향 없이 판단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회고의 목적이 책임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다음 판단을 개선하는 것이라면, 정보 복원이 먼저입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결과를 알고 분석하면 당시 판단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잊게 됩니다. 회고를 판단력을 키우는 자리로 만들려면, 결과를 여는 순서를 결정 당시 정보 복원 이후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지금 주간 회의나 분기 회고에서 결과를 먼저 공개하고 있다면, 다음 회의부터 순서를 바꿔 볼 수 있습니다.

점검 목록

  • 이번 달 회고에서 '그럴 줄 알았다'는 말이 몇 번 나왔는가
  • 프로젝트 시작 전에 팀이 예상 결과와 주요 위험을 문서로 남기는 관행이 있는가
  • 회고 회의를 결과 공개 전에 당시 상황 복원으로 시작하는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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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 정보 흐름을 개선하는 방법은 나쁜 소식이 늦게 도착하는 조직의 공통점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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