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상 우위는 회사 규모가 아니라 이 계약이 없어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대안에서 나옵니다.
- 대안 없이 협상에 들어가면 상대방은 이를 압니다. 그 순간부터 가격 압박이 강해집니다.
- 협상 준비는 기술 준비가 완료된 시점이 아니라 잠재 고객을 두 곳 이상 동시에 진행하는 시점에 시작됩니다.
규모가 아니라 대안이 협상의 힘입니다
직원 30명의 한국 기업이 글로벌 자동차 부품 대기업과 단독 공급 계약을 협상하는 자리에 앉았습니다. 계약 규모는 작은 회사 연매출의 두 배였습니다. 대기업 구매 담당자는 가격을 15% 낮추지 않으면 다른 공급사를 찾겠다고 했습니다. 이 회사가 유리한 조건을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규모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두 곳의 다른 잠재 고객사와 시범 공급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협상에서 규모가 힘이라는 통념은 수소와 모빌리티, 소재, 산업재 분야의 중소 공급사에게 가장 해로운 가정입니다. 실제로 협상 우위는 BATNA(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 즉 이 계약이 없을 때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에서 나옵니다. 로저 피셔와 윌리엄 유리의 연구는 협상에서 상대의 규모보다 자신의 대안이 결과를 더 크게 좌우한다고 밝혔습니다(Fisher, Ury & Patton, 1991). 대안이 좋을수록 협상에서 양보하지 않아도 되는 여지가 생깁니다.
작은 회사가 큰 회사와 협상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회사를 키우는 것이 아닙니다. 대안을 먼저 만드는 것입니다.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에 이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구체화해야 합니다.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협상에 들어가면 규모에 관계없이 상대방의 조건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대안 없이 협상에 들어갈 때 일어나는 일
대안이 없는 협상의 첫 번째 문제는 상대방이 이를 압니다. 협상 경험이 있는 대기업 구매 담당자는 공급사의 재무 상황, 기존 고객 포트폴리오, 의존도를 협상 전에 조사합니다. 공급사 매출의 70% 이상이 자사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면 가격 압박은 훨씬 강해집니다.
두 번째 문제는 협상이 길어질수록 대안 없는 쪽이 더 많이 양보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이 계약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협상이 길어질수록 상대에게 좋고 우리에게 나쁩니다. 딥악 말호트라와 맥스 바저만의 연구(2007)에 따르면, 상대방의 대안을 파악하지 못한 협상가는 자신이 양보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양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 번째 문제는 나쁜 조건을 받아들인 계약이 다음 협상의 기준이 된다는 점입니다. 지난번에는 이 가격에 했는데라는 기준이 생기면 이후 협상에서 출발점이 이미 낮아집니다. 대안 없이 들어간 첫 번째 계약이 장기적으로 가장 비쌀 수 있습니다.
협상 전에 대안을 만드는 방법
대안을 만드는 첫 번째 방법은 잠재 고객을 동시에 두 곳 이상 진행하는 것입니다. 한 곳과 협상이 진행 중일 때 다른 한 곳과 파일럿을 진행하면, 협상 테이블에서 자연스럽게 다른 곳과도 이야기가 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됩니다. 이 말은 거짓말이 아니라 실제 상황을 반영하게 됩니다.
두 번째 방법은 협상 이전에 우리 기술과 공급 역량의 대체 불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우리 없이 이 기술, 사양, 납기를 다른 곳에서 구할 수 있는지 직접 조사해야 합니다. 대체 불가능성이 확인된 영역이 있다면, 협상에서 그 영역을 명시적으로 테이블에 올려야 합니다.
Ahn Partners 판단: 수소와 모빌리티 분야에서 글로벌 OEM과 협상하는 한국 중소기업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는 기술이 준비됐을 때 협상 준비가 됐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기술 준비와 협상 준비는 다릅니다. 기술이 준비됐다면 협상 준비는 대안 확보와 상대방 의존도 분석에서 시작합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협상 테이블에서 힘은 회사 규모가 아니라 이 계약이 없어도 우리는 버틸 수 있다고 실제로 말할 수 있는 대안의 수에서 나옵니다. 이번 분기 안에 지금 진행 중인 협상 바깥에 구체적인 대안이 하나라도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점검 목록
- 지금 진행 중인 협상에서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갈 수 있는 대안이 구체적으로 있는가
- 주요 고객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알고 있으며, 상대방도 그 수치를 알 수 있는 상황인가
- 우리 기술이나 공급 역량 중 상대방이 다른 곳에서 구하기 어려운 영역을 파악하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