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EA 2024 기준 전기 대형트럭의 전 세계 보급 대수는 약 14만 대로, 전체 대형트럭 등록 대수의 0.07% 수준입니다. 승용 전기차와 같은 속도의 전환을 상용차에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 배터리 중량과 충전 대기는 고하중와 장거리 상용차에서 가동률과 화물 적재량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같은 기술이라도 단거리 순환 노선과 장거리 간선 운행에서 경제성이 달라집니다.
- 전동화 기술 선택의 기준은 배터리냐 수소냐가 아니라 운영 패턴, 하중 조건, 충전 인프라 접근성입니다. 이 세 가지를 먼저 정하면 답이 달라집니다.
배터리 버스를 도입했는데 운영비가 더 나왔습니다
2022년 국내 한 지방 시내버스 운영사가 전기 버스 20대를 도입했습니다. 대당 도입 비용은 약 4억 5천만 원으로 CNG 버스의 두 배에 가까웠습니다. 연료비 절감으로 3년 안에 회수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첫 겨울 냉난방을 가동하자 1회 충전 주행 거리가 여름 기준의 6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노선 특성상 하루 운행 거리가 길었고, 일부 구간에서는 운행 시간표 안에 중간 충전 대기를 반영해야 했습니다.
같은 시기 단거리 순환 노선을 운영하는 다른 운영사에서는 전기 버스의 경제성이 예상을 넘었습니다. 노선 왕복 거리가 40km 이내였고, 운행 간격마다 충전이 가능한 구조였습니다. 동일한 모델의 전기 버스가 두 운영사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냈습니다.
이것이 상용차 전동화에서 자주 빠지는 지점입니다. 전기차 전환을 기술의 우열로 보면 어느 기술이 이기는가를 묻게 됩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차의 쓰임입니다. 하루 주행 거리, 실은 짐의 무게, 충전 인프라 접근성이 먼저 결정되고 나서야 어떤 에너지를 써야 하는지 답이 나옵니다.
배터리 무게가 화물 공간을 잠식합니다
IEA의 2024 글로벌 전기차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전기 대형트럭의 전 세계 보급 대수는 약 14만 대입니다. 전 세계 대형트럭 등록 대수가 약 2억 대인 것을 감안하면 0.07%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전기 승용차 점유율이 18%를 넘긴 것과 대비됩니다.
이유는 물리적 제약에 있습니다. 대형 트럭이 500km를 달리려면 약 600kWh에서 800kWh 용량의 배터리가 필요합니다. 이 배터리의 무게는 4톤에서 5톤 사이입니다. 법정 최대 총중량 규제 안에서 이 무게를 감당하면 화물 적재 한도가 그만큼 줄어듭니다. 냉동 탑재차나 건설 현장용 트럭처럼 하중이 핵심인 차량에서 이 손실은 수익 구조를 직접 바꿉니다.
충전 시간도 가동률에 영향을 줍니다. 대형 전기트럭의 급속 충전 시간은 현재 45분에서 2시간 이상입니다. 24시간 운영하는 물류 센터나 장거리 간선 노선에서 이 시간은 운행 회전수를 줄입니다. 반면 야간 주차 중 충전이 가능한 도심 배송이나 단거리 노선에서는 이 제약이 거의 없습니다.
Ahn Partners 판단: 전기 버스와 전기 트럭 도입을 검토하는 운영사들과 상담하면서 공통된 패턴을 봤습니다. 도입 결정이 '전기차 시대'라는 방향 판단에서 먼저 나오고, 우리 노선과 하중이 그 기술에 맞는지는 나중에 확인합니다. 순서가 바뀌면 도입 후 결과도 달라집니다. 이것은 Ahn Partners의 현장 관찰이며, 통제된 연구 결과가 아닙니다.
어떤 차가 어떤 에너지를 써야 하는가
BloombergNEF의 전기차 전망 보고서(2024)는 상용차 전동화 경로를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도심 단거리 배송과 정류장 간격이 짧은 노선 버스는 배터리 전기차의 경제성이 2025년 전후로 내연기관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반면 장거리 간선 트럭과 중장비 건설 차량은 2030년대 이후에도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연료전지 사이의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봅니다.
구분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일일 주행 거리가 300km 이내이고, 하중보다 주행 빈도가 중요하며, 충전 인프라 접근이 용이하면 배터리 전기차 쪽 경제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일일 주행 거리가 500km를 넘거나, 하중 한도가 사업 수익의 핵심이거나, 충전 인프라가 없는 지역을 운행해야 하면 수소 연료전지 또는 내연기관과의 비교가 필요합니다.
이 판단을 먼저 하지 않고 기술을 선택하면, 도입 이후에 운영 조건과 기술 사양의 불일치를 운영비로 메우게 됩니다. 전기차가 답이 아닌 것이 아닙니다. 우리 차, 우리 노선, 우리 하중에 먼저 답하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전기차 전환을 결정하기 전에 '우리 차는 하루에 얼마나 달리고, 어떤 짐을 싣는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차의 쓰임이 에너지 기술 선택을 결정합니다. 지금 전동화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면, 기술 방향 판단 이전에 이 두 가지 수치를 먼저 정합니다.
점검 목록
- 우리 회사 차량 중 하루 주행 거리 300km를 넘는 차량의 비율과 평균 하중 조건을 최근 데이터로 확인했는가
- 전동화 전환 검토 시 배터리 중량이 기존 화물 적재 한도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에 포함했는가
- 전기차 도입 검토 대상 노선 또는 운행 구간에서 충전 인프라 없이 하루 운행을 완료할 수 있는가
출처
- IEA (2024). Global EV Outlook 2024. International Energy Agency. 전기 대형트럭 보급 현황과 상용차 전동화 전망 포함.
- BloombergNEF (2024). Electric Vehicle Outlook 2024. Bloomberg Finance L.P. 차종별 전동화 경제성 분기점과 장거리 상용차 전망 포함.
전기 화물차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데 실제 운영상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전기 화물차 전환을 막는 것은 차 가격이 아니라 충전 중 멈추는 시간입니다에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