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이 엑셀을 잘 써도 회사 전체 재무 데이터를 통합하려면 ERP가 필요했습니다. 부서마다 다른 엑셀 기준으로는 같은 질문에 같은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AI 시대에 같은 문제가 반복됩니다. 공통 데이터 기준과 판단 기준이 없으면 개인의 AI 역량이 아무리 높아도 조직의 의사결정에 연결되지 않습니다.
- 로스, 웨일, 로버트슨은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 연구에서 조직 전체 IT 역량은 개별 부서 역량의 합산이 아니라 공통 기반 구조에서 나온다고 분석했습니다. 같은 원리가 AI에 적용됩니다.
- 조직의 AI 역량은 세 가지 구성 요소가 함께 작동할 때 생깁니다. 공통 데이터 기준, AI 결과 검증 절차, 판단 기준 명시입니다. 이 세 가지 없이 개인 역량 교육에만 투자하면 조직은 같은 질문에 계속 다른 답을 냅니다.
개인이 AI를 잘 쓰는 것과 조직이 AI를 잘 쓰는 것은 다릅니다
중견 유통기업에서 2024년 전 직원 AI 도구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이수율 91%였습니다. 분기 말에 CEO가 경쟁사 대비 시장 점유율 변화를 분석해달라고 했습니다. 영업팀, 마케팅팀, 기획팀이 각자 AI 도구로 분석을 냈습니다. 영업팀은 자사 거래처 판매 데이터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마케팅팀은 소셜 미디어 언급량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기획팀은 공개된 산업 보고서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세 보고서가 같은 질문에 다른 숫자를 제시했습니다. 어느 숫자를 쓸지 결정하는 회의가 다음 주에 잡혔습니다.
이 세 팀의 직원들은 AI를 잘 씁니다. 각자의 기준으로 정확하게 분석했습니다. 문제는 공통 기준이 없다는 것입니다. 공통 기준이 없으면 각자 잘 쓴 AI 분석이 조직의 의사결정에 연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판단을 어렵게 만듭니다.
ERP 도입이 필요했던 이유와 같습니다. 각 부서가 엑셀을 잘 써도 회사 전체 재무 데이터를 통합하려면 공통 시스템이 필요했습니다. 부서마다 다른 기준의 엑셀로는 회사 전체 재무 상태를 한 번에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AI 시대에 같은 문제가 반복됩니다. 공통 데이터 기준과 공통 판단 기준이 없으면 개인의 AI 역량이 높아져도 조직의 의사결정 품질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습니다.
조직 AI 역량은 개인 역량의 합이 아닙니다
로스, 웨일, 로버트슨은 2006년 저서 'Enterprise Architecture as Strategy'에서 조직 전체 IT 역량은 개별 부서의 시스템과 역량을 합산해서 나오지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조직 전체가 공유하는 기반 구조, 즉 공통 데이터, 공통 프로세스, 공통 기술 기준이 있을 때 조직 역량이 생깁니다. 개별 부서의 역량이 아무리 높아도 이 공통 기반이 없으면 조직 전체 역량이 되지 않습니다.
이 원리는 AI에도 적용됩니다. 직원 개인의 AI 활용 능력을 높이는 것과 조직이 AI를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전자는 교육으로 해결됩니다. 후자는 공통 데이터 기준, AI 결과 검증 절차, 어떤 AI 결과를 어떤 판단에 쓸 것인지의 기준을 조직이 명시해야 해결됩니다.
Ahn Partners 판단: 'AI를 잘 쓰는 조직'이라는 말이 두 가지를 뜻한다는 것을 경영자가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직원들이 개인 업무에서 AI를 능숙하게 쓰는 것과, 조직이 같은 질문에 일관된 AI 기반 답을 내놓는 것입니다. 전자는 교육으로 올라갑니다. 후자는 공통 기준을 설계해야 올라갑니다. 지금 투자하고 있는 것이 어느 쪽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조직 AI 역량을 만드는 세 가지 공통 기준
첫째는 공통 데이터 기준입니다. 같은 경영 질문에 AI 분석을 요청할 때 어떤 데이터를 기준으로 할지를 미리 정합니다. 시장 점유율은 어떤 데이터를 기준으로 측정하는가, 고객 만족도는 어떤 채널 데이터를 합산하는가입니다. 이 기준이 없으면 같은 질문에 팀마다 다른 기준의 분석이 나옵니다.
둘째는 AI 결과 검증 절차입니다. AI 분석 결과를 의사결정에 쓰기 전에 어떤 확인을 거치는지를 정합니다. 데이터 기간이 맞는지, 비교 기준이 맞는지, AI가 전제한 조건이 실제 상황과 맞는지입니다. 검증 절차가 없으면 AI 결과가 틀렸을 때 왜 틀렸는지를 나중에 추적하기 어렵습니다. 셋째는 판단 기준 명시입니다. AI 분석 결과를 보고 어느 방향으로 결정할지의 기준을 조직이 먼저 정합니다. AI는 최적값을 찾지만 그 최적값이 어떤 조건에서 맞고 어떤 조건에서 맞지 않는지는 사람이 판단해야 합니다.
이번 분기에 점검할 것은 이것입니다. 같은 경영 질문을 두 팀에 AI로 분석하게 했을 때 결과가 같은가. 다르다면 어느 단계에서 달라졌는지를 확인하면 공통 기준이 필요한 지점이 보입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직원들이 AI를 잘 쓰는 것은 조직이 AI를 잘 쓰는 것과 다릅니다. 공통 데이터 기준, AI 결과 검증 절차, 판단 기준 명시 없이 개인 역량 교육에만 투자하면 조직은 같은 질문에 계속 다른 답을 내고 그 답을 의사결정에 연결하지 못합니다.
점검 목록
- 같은 경영 질문을 두 팀에게 AI로 분석하게 했을 때 같은 기준으로 같은 답이 나오는가
- AI 분석 결과를 의사결정에 쓰기 전에 공통으로 거치는 검증 절차가 팀 간에 공유되어 있는가
- 조직 내 AI 투자가 개인 역량 교육과 공통 기준 설계 중 어느 쪽에 더 집중되어 있는지 확인했는가
출처
- Ross, J. W., Weill, P., & Robertson, D. C. (2006). Enterprise Architecture as Strategy: Creating a Foundation for Business Execution. Boston: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조직 전체 IT 역량은 개별 부서 역량의 합이 아니라 공통 기반 구조에서 나온다는 분석. 조직 역량의 수준이 공통 데이터, 프로세스, 기술 기준의 통합 수준에 달려 있다는 실증 연구.
- McKinsey Global Institute (2023). The economic potential of generative AI: The next productivity frontier. McKinsey & Company. 생성형 AI에서 가장 큰 생산성 이득을 낸 조직의 공통 조건 분석. 개인 역량 교육보다 조직 수준의 AI 활용 체계를 갖춘 조직에서 성과 차이가 컸다는 분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