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Strategy

AI 전환에서 경영진이 가장 많이 하는 착각

도구를 고르기 전에 먼저 정리해야 할 게 있습니다. 어떤 판단이 느리고 어떤 판단이 매일 반복되는지입니다.

이 글의 핵심

  • AI 전환에서 경영진이 가장 많이 하는 착각은 도구 선택을 첫 질문으로 삼는 것입니다. 시연은 좋았는데 석 달 뒤 현장이 그대로인 회사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 먼저 물어야 할 것은 도구가 아니라 판단입니다. 어떤 판단이 느리고, 어떤 판단이 매일 반복되는지를 먼저 정리하면 어떤 도구가 필요한지 저절로 좁혀집니다.
  • AI 도입 품의에 세 가지 질문이 빠져 있으면 착수 전에 멈춥니다. 이 글에서 그 세 질문과 정리하는 방법을 가져가시면 됩니다.

시연회 다음 날의 품의서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도구 이름은 정확한데, 그 도구가 바꿀 결정은 한 줄도 없다는 겁니다. 석 달 뒤 현장이 그대로인 경우, 대부분 이 지점에서 시작됩니다.

실행 속도를 높이는 건 도구가 맞습니다. 그러나 회사를 움직이는 것은 실행 이전의 판단입니다. 발주를 승인할지, 가격을 조정할지, 어떤 고객에게 먼저 연락할지. 이 판단들이 그대로면 도구가 아무리 좋아도 회사는 같은 속도로 움직입니다. AI 전환에서 경영진이 가장 많이 하는 착각은 이 순서를 뒤집는 것입니다.

도구를 먼저 고른 전환은 석 달 뒤 현장이 그대로입니다

벤더 시연회에서 임원들이 감탄하고, 도입 품의가 올라가고, 몇 달 뒤 현장에 가 보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장면을 저는 여러 번 봤습니다. 도구가 나쁜 게 아닙니다. 처음부터 어떤 판단을 바꿀 것인지를 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도구 선택이 첫 질문이 되면 성공 기준도 자연스럽게 도구의 완성도로 잡힙니다. 시연이 잘 됐는지, 기능이 요건을 충족했는지. 그러나 현장에서 어떤 결정이 빨라졌는지, 어떤 확인이 줄었는지는 묻지 않습니다. 이 질문이 빠진 채 시작한 프로젝트는 개념검증 보고서만 쌓이고 끝납니다.

ERP 도입 시절에도 같은 패턴이 있었습니다. 솔루션 선정에 몇 달을 쓰고, 어떤 결재를 줄이고 어떤 확인 과정을 통합할지를 나중으로 미룬 회사는 시스템이 들어와도 일하는 방식이 바뀌지 않았습니다. 도구는 들어왔는데 판단은 그대로인 상태. 지금의 AI 도입에서 같은 장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구분도구 먼저판단 순서 먼저
첫 질문어떤 도구가 좋은가어떤 판단이 느리고 반복되는가
성공 기준시연 완성도결정 속도와 책임의 변화
석 달 뒤개념검증 보고서만 남음반복 판단 하나가 실제로 바뀜
시연회에서 감탄한 기능이 현장에서 쓰이지 않는 것은, 도구 품질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도구가 바꿔야 할 판단이 처음부터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판단이 느리고 어떤 판단이 반복되는지부터 정리합니다

저는 ERP를 직접 설계하고 만들었습니다. 개발에 들어가기 전에 한 작업이 있습니다. 회사 안에서 어떤 결정이 느리고 어떤 결정이 매일 반복되는지를 파악하는 일이었습니다. 이 단계에서 처음 생각했던 시스템의 범위가 크게 바뀌었습니다.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기능 중 절반이 사라지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기능이 새로 들어왔습니다. 최근 사내 AI 도구를 직접 개발할 때도 같은 순서를 따랐고,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누가, 무엇을 근거로, 얼마나 자주 결정하는지를 막상 정리해 보면 예상 밖 지점이 나옵니다. 정작 시간이 새는 곳은 거창한 전략 결정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작은 승인과 확인이라는 것입니다. 배차를 바꾸는 판단, 정산 오류를 잡는 판단. 이런 것들이 하루를 잡아먹고 있었습니다.

제가 쓰는 방식은 세 단계입니다. 먼저 일주일 동안 팀장급 이상에게 자기가 내린 결정을 메모하게 합니다. 무엇을 결정했는지, 근거가 무엇이었는지, 얼마나 걸렸는지 세 가지만 적으면 됩니다. 그다음 그 메모를 모아 빈도와 소요 시간 순으로 줄을 세웁니다. 마지막으로 상위 다섯 개 판단에 대해 두 가지를 확인합니다. 근거 데이터가 어디 있는지, 판단 기준이 문서로 있는지입니다.

대부분 담당자 머릿속에 있습니다. 이 지점이 나오면 어떤 판단을 AI로 보조할지 윤곽이 잡힙니다. 기준을 문서로 만들고, 근거 데이터를 준비하고, 판단을 보조하는 순서입니다. 도구 시연회를 여러 번 보는 것보다 이 반나절 정리가 더 빠른 출발입니다. 기준을 머릿속이 아니라 문서로 옮기는 감각은 업종을 가리지 않습니다. 좋은 식당의 서비스가 감각이 아니라 설계로 돌아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 목록에는 자동화하면 안 되는 판단도 드러납니다. 고객 클레임 처리나 거래처 관계 판단처럼 경험과 맥락이 쌓여야 하는 결정들입니다. 처음부터 이것을 걸러내는 것도 이 단계에서 할 일입니다.

AI 도입 품의에는 세 가지 질문이 빠져 있습니다

AI 도입 품의가 올라오면 저는 세 가지를 묻습니다.

  • 이 도구는 어떤 결정을 빠르게 합니까.
  • 누구의 판단 부담을 줄여 줍니까.
  • 틀렸을 때 누가 어떻게 잡습니까.

세 질문에 답이 나오는 과제는 규모가 작아도 성과가 남았습니다. 답이 없는 과제는 시연이 화려해도 개념검증으로 끝났습니다.

첫 번째 질문으로는 과제가 구체적인지를 봅니다. "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답이 아닙니다. "견적서 초안을 잡는 시간을 절반으로 줄인다", "발주 승인 대기를 하루에서 한 시간으로 줄인다". 이 수준으로 내려가야 어디에 시스템을 붙여야 하는지가 정해집니다. 구체성이 없는 과제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현장과 어긋납니다.

두 번째 질문으로는 현장을 보고 있는지를 봅니다. 임원 회의실의 판단보다 실무 담당자의 판단 부담이 어디서 생기는지 봐야 합니다. 현장이 어떻게 일하는지를 모른 채 사양부터 정하면 도구가 맞는 자리를 찾지 못합니다.

세 번째 질문이 실제로는 가장 중요합니다. AI가 틀렸을 때 잡는 기준과 책임자가 없으면 도구가 오히려 결정의 책임 소재를 흐립니다. 속도는 빨라졌는데 잘못됐을 때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됩니다. 이 세 질문을 착수 품의서에 넣으면 답을 못 내는 과제는 착수 전에 걸러집니다.

3개AI 도입 품의에 먼저 던져야 할 질문
5개집중해서 분석할 상위 판단 후보
2일회사 판단을 정리하는 데 드는 시간. 도구 검토보다 빠릅니다

순서를 재 보면 분명합니다. 어떤 판단을 바꿀지 정리하는 데는 잘해야 반나절에서 이틀입니다. 잘못 고른 도구의 개념검증은 몇 달을 소모합니다.

도구는 언제든 바꿀 수 있습니다. 잘못 잡은 문제는 도구를 바꿔도 따라옵니다. 문제 정의가 맞지 않는 채로 벤더만 바꾼 회사를 저는 여럿 봤습니다. 두 번째 벤더도 같은 이유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건 제가 틀릴 수 있는 지점입니다. 도구를 먼저 써 본 뒤에야 어떤 판단을 바꿔야 하는지 감이 잡히는 팀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순서를 바꾸지 않습니다. 개념검증 뒤에 조용히 폐기된 과제들의 비용이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지금 검토 중인 AI 과제, 어떤 판단을 바꿉니까

지금 회사에서 검토 중인 AI 과제가 있다면 세 가지를 확인해 보십시오. 어떤 판단이 느린지, 어떤 판단이 반복되는지, 그 판단을 보조하는 데 이 도구가 어떻게 연결되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에 답이 나오지 않는 과제는 시연이 좋아도 한 번 더 들여다볼 이유가 있습니다. 도구 시연 전에 일하는 방식의 흐름을 먼저 들여다보면, 어떤 AI가 필요한지보다 어떤 판단이 바뀌어야 하는지가 먼저 보입니다.

귀사에서 오늘 가장 많이 반복된 판단이 무엇인지, 지금 바로 떠오릅니까.

AI가 경영 분석을 대신하게 되면 CEO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AI가 분석을 다 해도 CEO가 직접 해야 하는 판단이 세 가지 남습니다에서 이어집니다.

Newsletter

이런 글을 주 2회 받아보시겠어요?

AI 전환과 기술경영, 신사업 실행을 다룹니다. 화요일과 목요일 아침에 한 편씩 보내드립니다. 이름은 선택이고 이메일만으로 구독할 수 있습니다. 수신은 언제든 멈출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