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지표가 목표가 되는 순간, 그 지표는 좋은 지표이기를 멈춥니다. 이를 굿하트의 법칙이라 부릅니다.
- 단기적으로 조작이 쉬운 지표일수록 왜곡이 빠릅니다. 활동량 지표는 숫자만 늘리는 행동이 실제 성과를 내는 것보다 쉽습니다.
- 지표 검토와 목표 검토는 다른 자리에서 해야 합니다. 지표 달성이 실제 목표 달성과 같은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왜곡이 조용히 진행됩니다.
지표가 목표를 대체할 때
개발팀 KPI를 '주당 처리 티켓 수'로 설정했습니다. 3개월 뒤, 티켓 수가 40%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고객 만족도는 낮아지고 있었습니다. 팀원들은 복잡한 문제를 작은 티켓으로 잘게 나눠 처리했고, 어려운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렸습니다. 지표 달성과 실제 목표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영국 경제학자 찰스 굿하트는 1975년 영국 중앙은행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 현상을 정리했습니다. '어떤 지표가 목표가 되는 순간, 그 지표는 좋은 지표이기를 멈춘다.' 이를 굿하트의 법칙이라 부릅니다. 성과 측정이 그 자체로 목표가 되면, 구성원은 지표를 최적화하고 실제 목표는 잊습니다.
제리 멀러는 2018년 'The Tyranny of Metrics'(Princeton University Press)에서, 교육, 의료, 군, 기업에 걸쳐 측정 지표가 목표를 망치는 패턴을 정리했습니다. 공통점은 측정 가능한 것만 측정하다 보니 측정이 불가능하지만 중요한 것을 조직이 잊는다는 것입니다.
어떤 지표가 빠르게 왜곡되는가
단기적으로 조작이 쉬운 지표일수록 왜곡이 빠릅니다. 활동량(전화 횟수, 회의 수, 보고서 수)은 결과와의 연결이 약하기 때문에 숫자만 늘리는 행동이 쉽습니다. 반면 고객 재계약률, 불량률 감소, 신규 시장 비중은 단기 조작이 어렵고 실제 성과와 더 가깝습니다.
Austin은 1996년 'Measuring and Managing Performance in Organizations'에서 지표를 두 가지로 구분했습니다. 동기 지표(motivational measure)는 구성원의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고, 정보 지표(informational measure)는 실제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것입니다. 두 가지가 섞이면 어느 쪽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Ahn Partners 판단: 고객사와 함께 KPI 구조를 검토할 때, 2년 이상 지속된 지표일수록 원래 목적이 흐려지고 지표 달성 자체가 목적이 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6개월마다 '이 지표가 여전히 원래 목표를 가리키고 있는가'를 묻는 루틴이 없으면 왜곡이 조용히 진행됩니다. 이는 통제 실험이 아닌 Ahn Partners 관찰 기반 판단입니다.
지표를 다루는 방법
지표의 수를 줄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지표와 실제 목표 사이의 연결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방법은 하나입니다. 지표를 보면서 '이 숫자가 올라가면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실제로 가까워지는가'라는 질문을 팀 전체가 함께 묻는 것입니다.
새 지표를 설정할 때 유용한 기준이 있습니다. 지표를 최적화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실제 성과를 내는 것과 일치하는가. 지표 달성을 위해 실제 목표를 우회하는 방법이 있는가. 우회 방법이 있으면 그 지표는 조만간 왜곡됩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지표가 목표를 대체하지 않으려면, 지표를 달성했을 때 실제 목표도 달성되는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회의를 따로 운영해야 합니다. 지금 KPI 목록에서 2년 이상 된 지표를 하나만 꺼내, '이 숫자가 올라가면 실제로 무엇이 좋아지는가'를 다음 경영 회의 안건으로 올리는 것이 시작점입니다.
점검 목록
- 현재 KPI 목록 중 설정된 지 2년이 넘은 지표가 있는가, 그 지표의 원래 목적을 지금도 설명할 수 있는가
- 지표 달성에 가장 쉬운 방법이 실제 성과를 내는 것과 일치하는가, 아니면 우회로가 있는가
- 지표 검토(숫자 확인)와 목표 검토(방향 점검)를 같은 자리에서 하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