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레이퍼스 형제는 1986년 전문성 발달 모델에서 초보자와 전문가의 차이를 규칙 적용과 상황 판단으로 구분했습니다. AI 시대에 사람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전문가 수준의 상황 판단입니다. 그 역량은 도구 사용법 교육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 AI 활용 역량이라는 말은 두 가지를 뜻할 수 있습니다. AI 도구를 잘 쓰는 것과 AI 결과를 기반으로 잘 판단하는 것입니다. 이 두 역량은 다른 교육으로 키웁니다. 육성 목표에 어느 쪽인지가 명시되어 있지 않으면 도구 교육으로 끝납니다.
- OECD 학습 나침반 2030은 미래 역량으로 예측, 대응, 성찰을 제시합니다. 이 역량들은 AI 결과물을 받은 다음에 사람이 실제로 해야 하는 일과 정확히 겹칩니다. 육성 목표가 이 언어로 쓰여 있지 않으면 교육 설계가 거기에 닿지 않습니다.
육성 목표의 언어가 교육 내용을 결정합니다
중견 IT 서비스 기업이 2024년 팀장급 전원을 대상으로 40시간짜리 AI 활용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이수율 100%였습니다. 교육 6개월 뒤 경영진 회의에서 팀장들에게 'AI가 분석한 결과가 틀렸다고 판단되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가'를 물었습니다.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설명한 팀장은 12명 중 3명이었습니다. 나머지는 AI를 다시 돌려보거나 상사에게 물어본다고 했습니다. 교육은 있었지만 AI 결과를 평가하는 역량은 없었습니다.
그 교육의 목표는 'AI 도구 활용 역량 강화'였습니다. 커리큘럼에는 프롬프트 작성법, 주요 AI 도구 실습, 사례 공유가 포함되었습니다. AI 결과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는지, 어떤 경우에 AI 출력을 그대로 쓰지 않아야 하는지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목표가 도구 숙달이었기 때문입니다.
드레이퍼스 형제는 1986년 저서 'Mind over Machine'에서 초보자는 규칙을 따르고 전문가는 상황 전체를 직관적으로 읽는다고 분석했습니다. AI 시대에 사람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도구를 잘 다루는 초보자가 아니라 AI 결과를 상황에 맞게 판단하는 전문가입니다. 그 전환은 도구 사용법 교육으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AI 시대에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의 언어가 달라져야 합니다
AI가 초안을 쓰고 분석을 내놓으면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은 더 잘 쓰는 것이 아닙니다. AI 초안에서 맥락이 빠진 부분을 찾는 것, AI 분석에서 데이터 기준이 상황과 맞는지 확인하는 것, AI 추천 중 어떤 방향을 선택할 것인지 판단 근거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들은 판단 역량의 언어입니다. 도구 역량의 언어가 아닙니다.
OECD는 2019년 학습 나침반 2030에서 미래 핵심 역량으로 예측, 대응, 성찰을 제시했습니다. 예측은 지금 상황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먼저 보는 것이고, 대응은 그 예측과 실제 결과가 다를 때 방향을 조정하는 것이며, 성찰은 그 결과를 보면서 다음 판단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이 세 역량은 AI 결과를 받은 다음 사람이 실제로 해야 하는 일과 정확히 대응합니다.
Ahn Partners 판단: 지금 인재 육성 목표를 검토할 때 물어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이 목표가 달성되면 직원이 AI 없이는 하지 못했을 어떤 판단을 할 수 있게 되는가. 그 판단이 목표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으면 교육 설계가 도구 숙달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역량 정의를 바꾸면 교육 설계가 달라집니다
역량 정의 재설계의 출발점은 AI가 처리하고 남긴 업무를 목록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AI가 초안을 쓴 다음 사람이 실제로 한 일, AI가 분석을 낸 다음 사람이 실제로 결정한 것, AI 추천을 받은 다음 사람이 실제로 선택한 것입니다. 그 목록이 AI 시대에 사람에게 필요한 역량의 원재료입니다.
이 목록에서 교육 목표가 나옵니다. AI 초안에서 맥락 오류를 찾는 역량, AI 분석에서 데이터 기준이 상황에 맞는지 검토하는 역량, 판단 근거를 언어로 설명하는 역량입니다. 이것들은 측정 가능합니다. 교육 전후에 같은 AI 결과물을 주고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를 비교하면 역량 변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주에 확인할 것은 이것입니다. 지금 인재 육성 목표에 AI 결과를 평가하는 역량이 단어 수준이 아니라 측정 가능한 형태로 들어가 있는가. 없다면 교육 예산이 도구 숙달에 쓰이고 있고 그 역량은 교육이 끝난 후에도 생기지 않습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AI 활용 역량 교육이 도구 사용법에 집중하는 한, AI 결과를 판단하는 역량은 교육 밖에서 각자 알아서 키워야 합니다. 육성 목표에 판단 역량이 명시되지 않으면 교육 예산이 늘어도 그 역량의 수준은 바뀌지 않습니다.
점검 목록
- 인재 육성 목표에 AI 도구 숙달 외에 AI 결과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역량이 측정 가능한 형태로 포함되어 있는가
- AI 교육 이수 후 직원이 실제로 AI 결과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확인한 적이 있는가
- 현재 교육 커리큘럼에서 AI 없이 직접 판단을 내리고 그 근거를 설명하는 실습이 포함되어 있는가
출처
- Dreyfus, H. L. & Dreyfus, S. E. (1986). Mind over Machine: The Power of Human Intuition and Expertise in the Era of the Computer. New York: Free Press. 전문성 발달 5단계 모델. 초보자에서 전문가로 가는 전환은 규칙 적용에서 상황 판단으로의 이동이며, 이는 도구 숙달 교육만으로 달성되지 않는다는 분석.
- OECD (2019). OECD Learning Compass 2030: A Series of Concept Notes. Paris: OECD Publishing. 미래 사회 핵심 역량 프레임워크. 예측, 대응, 성찰의 세 역량이 변혁적 학습의 핵심이며 도구 숙달과 구분되는 역량 정의를 제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