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트너(Gartner) 2015년 B2B 구매 연구에서 하나의 B2B 계약에 평균 6.8명의 이해관계자가 관여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업팀이 설득해야 하는 상대는 창구 담당자 한 명이 아니라 그 담당자가 설득해야 할 내부 이해관계자 전체입니다.
- 기술 스펙서를 그대로 전달하면 고객사 담당자는 내부 설득 자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 작업이 어렵거나 시간이 없으면 검토가 멈춥니다. 경쟁에서 지는 것이 아니라 아무 결정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로 끝납니다.
- 기술 스펙을 고객 언어로 번역한다는 것은 기능을 나열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기능이 없을 때 고객사에서 지금 일어나는 손실을 언어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 언어가 내부 설득 자료가 됩니다.
고객사 담당자가 실패하는 지점은 내부입니다
중견 제조 부품사의 영업팀이 대기업 납품처 발굴을 위해 6개월 동안 기술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미팅마다 기술 스펙, 인증서, 성능 데이터를 담은 자료집을 전달했습니다. 담당 구매팀 직원은 매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6개월 뒤 결과는 '내부 검토 중'이었습니다. 1년 뒤에도 같은 상태였습니다. 경쟁사가 낮은 가격으로 들어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내부 검토가 한 번도 의사결정 단계까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가트너(Gartner)는 2015년 연구에서 B2B 계약 하나에 평균 6.8명의 이해관계자가 관여한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창구 담당자가 긍정적이어도 구매팀장, 재무팀, 품질팀, 임원 승인 과정을 통과해야 합니다. 영업팀이 만나는 담당자는 그 내부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에게 기술 스펙서를 주면 그는 스스로 내부 설득 자료를 만들어야 합니다.
내부 설득 자료를 만드는 일은 담당자의 본래 업무가 아닙니다. 어렵거나 시간이 없으면 다음으로 미뤄집니다. 미뤄진 검토는 대부분 다시 시작되지 않습니다. 영업팀이 경쟁에서 진 것이 아닙니다. 고객사 내부에서 의사결정이 시작되지 않아서 기회가 닫힌 것입니다.
기술 언어와 고객 언어의 차이는 단어가 아닙니다
기술 스펙서에 나오는 언어는 기능, 수치, 인증 항목입니다. '인장 강도 850MPa', 'ISO 9001 인증', '공차 범위 0.01mm'가 기술 언어입니다. 고객사 담당자가 내부에서 설득해야 하는 사람들이 듣고 싶은 언어는 다릅니다. '지금 불량률이 얼마나 줄어드는가', '재작업 비용이 연간 얼마나 절감되는가', '현재 공급사보다 납기 편차가 얼마나 작은가'입니다.
매슈 딕슨(Matthew Dixon)과 브렌트 애덤슨(Brent Adamson)은 2011년 저서 'The Challenger Sale'에서 B2B 영업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내는 영업 유형을 분석했습니다. 그 유형의 핵심 특징은 고객에게 모르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 즉 고객이 인식하지 못한 문제나 손실을 언어로 만들어주는 것이었습니다. 기술 스펙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현재 상태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먼저 보여주는 것입니다.
Ahn Partners 판단: 번역은 기술 용어를 쉽게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이 제품이 없을 때 고객사에서 지금 어떤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그 손실의 언어로 기술 기능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그 언어가 담당자가 내부 이해관계자에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설득 자료가 됩니다.
영업팀이 바꿔야 할 것은 자료가 아니라 질문입니다
기술 스펙서를 고객 언어로 바꾸는 작업은 자료 디자인 문제가 아닙니다. 고객사 현황을 파악하는 질문 설계의 문제입니다. 영업팀이 첫 미팅에서 답을 얻어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현재 유사 부품을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는가, 현재 공급사에서 발생하는 문제 중 가장 반복적인 것은 무엇인가, 그 문제가 한 건 발생했을 때 내부에서 어떤 비용이 발생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있어야 기술 스펙을 고객 손실의 언어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인장 강도 850MPa가 의미 있는 것은 고객사의 현재 재작업률이 얼마이고, 그 재작업 원인 중 몇 퍼센트가 인장 강도 부족에서 오는가를 알 때입니다. 그 수치를 모르면 기술 스펙은 그냥 숫자입니다.
이번 주에 확인할 것은 이것입니다. 지금 영업팀이 고객사에 전달하는 자료에서 고객사 담당자가 상사에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문장이 몇 개인가. 하나도 없다면 그 자료는 영업팀이 쓴 것이지 고객이 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B2B 영업에서 기술 스펙을 고객 언어로 번역하지 못하면 고객사 담당자가 내부 설득에 실패하고, 경쟁에서 지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이 시작되지 않아서 기회가 닫힙니다.
점검 목록
- 영업팀이 고객사에 전달하는 자료에 고객사 담당자가 내부 이해관계자에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손실 언어가 포함되어 있는가
- 첫 미팅에서 현재 공급사 문제와 발생 비용을 파악하는 질문이 영업팀의 표준 프로세스에 포함되어 있는가
- 기술 기능 항목마다 그 기능이 없을 때 고객사에서 발생하는 구체적 손실이 연결되어 있는가
출처
- Gartner (2015). Winning the Consensus Sale. Gartner Research. B2B 구매 의사결정에 평균 6.8명의 이해관계자가 관여하며, 창구 담당자 외 내부 이해관계자의 합의가 계약 진행의 핵심 병목이라는 분석.
- Dixon, M. & Adamson, B. (2011). The Challenger Sale: Taking Control of the Customer Conversation. Portfolio/Penguin. B2B 영업 담당자 6,000명 분석에서 최고 성과 유형은 고객이 인식하지 못한 문제를 먼저 제시하는 Challenger 유형임을 확인.

